파주지역문화연구소 이윤희 소장

우리가 몰랐던 파주 이야기, ‘파주 이야기 가게’에서 들어보세요

지역내일 2015-12-28

파주의 이야기를 사고파는 가게가 생겼다. 협동조합 ‘파주 이야기 가게’라는 독특한 이름의 이 가게는 파주지역문화연구소 이윤희 소장이 열었다.  쇄재1길 41-11번지에 둥지를 튼 파주 이야기 가게는 12월 21일(월) 오후 3시에 개소식을 열고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다. ‘파주 이야기 가게’에서는 파주사람들의 이야기를 수집해 기록하고 문화관광콘텐츠 개발, 스토리텔러 양성, 파주역사문화교육센터 운영, 파주이야기 뱅크 운영, 파주지역 향토사 편찬 등의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흔적을 찾는 사람, 적심재
“파주는 고려의 수도 개성과 조선의 수도 한양 사이에 끼어 있는 땅으로 중앙 권력자들과 정치인, 학자, 문인을 비롯해 파주를 거쳐 가지 않은 인물이 거의 없습니다. 고려 500년과 조선 500년, 천년을 오고가는 통로이자 미래 통일 한국의 유력한 수도 후보지예요.”
파주지역문화연구소 이윤희 소장은 어디서든 파주를 이렇게 소개한다. 특히 파주로 전입한 이들에게 파주 사람이라는 자부심을 품게 하는데 공을 들인다. 파주 땅을 아버지이자 어머니로 알고 살아온 향토사학자로서 소명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 소장은 1966년 파주에서 태어나 파주초등학교, 파주중학교, 문산고등학교를 졸업했다. 청주대학교 사회학과를 다닐 때와 뒤늦게 중앙대학교 대학원에서 역사학을 공부할 때를 빼면 고향 파주 땅을 떠난 적이 없다.
심지어 군대 생활도 고향인 1사단에서 보냈다. 대학을 졸업한 다음 파주지역신문 ‘파주민보’에서 사회부 기자로 활동하며 파주의 역사와 문화에 깊은 관심을 갖게 됐다. 1997년 파주문화원 사무국장을 지내면서 향토사 자료를 모으기 시작했다.
파주의 기관이나 단체의 간행물과 파주지역에서 펴낸 책, 선거 공보물과 지역 주민이 쓴 일기, 가계부와 편지, 사진은 물론이고 영상물과 민속품까지 무심코 버린 파주 주민들의 흔적은 모두 수집했다. 신문과 잡지에 끼어 오는 전단지마저도 주소지가 파주로 돼 있으면 수집 대상이다. 가장 지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라는 신념이 있었다. 그야말로 ‘미친 사람처럼’ 자료를 모으는 그에게 서예가 소엽 신정균 선생은 흔적을 찾는 사람이라는 뜻으로 적심재(迹尋齋)라는 아호를 붙여 주었다.



‘똥장군’을 보물 1호로 간직하다
그의 수집품 가운데 보물 1호는 1990년대 금촌택지개발 당시 버려진 ‘똥장군’이다. 어머니의 혼수품인 깨소금 단지와 놋화로, 놋그릇도 애장품이다. 뼛속 깊이 ‘파주사람’인 그는 파주 주민들에게 파주의 가치를 알리기 위해 노력해 왔다.
파주노인대학 특강, 문산 행복학습관 역사교실 강사, 산업인력공단 한국문화 강사, 파주시청 을 비롯한 관공서 직원 연수와 특강 등 파주의 역사화 문화를 알리는 일이라면 어디든 발 벗고 나섰다.
2011년에는 파주 구석구석을 발로 뛰며 모은 자료를 기초로 <30가지 테마로 떠나는 파주 역사 문화기행>이라는 단행본도 펴냈다. 지역 언론에 파주의 이야기와 근현대인물에 관한 이야기도 꾸준히 실고 있다.
그가 강조하는 것 가운데는 교하의 지명에 관한 이야기도 있다. 신라 경덕왕 때 지은 교하(交河)라는 이름은 ‘한강과 임진강이 만난다’는 뜻으로 1200년 된 뜻 깊은 지명이다. 그는 신도시개발 사업으로 유서 깊은 이름인 교하 땅이 맥락 없이 운정이 된 데 깊은 아쉬움을 지니고 있다.
이 소장은 최근 부쩍 늘어난 전입자들에게 파주의 가치를 알리기 위해 파주문화원과 함께 파주 유적지 기행을 진행하고 있다. 올해에는 11월을 마지막으로 끝이 났지만 내년 봄이 되면 다시 시작할 예정이다.





역사와 문화, 생태의 땅 파주를 지켜야

이 소장의 스승은 지난해에 돌아가신 향토사학자 이기현 선생이다. 아침이면 자전거에 도시락 두 개를 매달고 산과 들을 돌아다니며 파주에 관한 모든 것을 기록하던 스승처럼 이 소장의 발걸음도 늘 분주하다.
“역사문화자원은 한번 훼손되면 되돌릴 수가 없어요. 원형 복원이 안 되기 때문이죠. 37번 국도가 화석정 밑으로 지나가요. 고즈넉하게 임진강 경치가 펼쳐진 곳이었는데 지금은 시끄러워서 옆 사람하고도 대화가 안 돼요. 생활의 편리를 위해 개발하자는 논리는 보존론자들 보다 앞서 나가지만 지키려는 노력이 필요해요. 관심을 갖고 우리 고장 파주를 지켜봐야 합니다.”
이윤희 소장이 말하듯 파주는 역사문화 콘텐츠가 풍부한 보물 같은 땅이다.
“파주지역에서 가장 잠재력이 강한 것이 역사문화예요. 이것을 살려야죠. 잘 보존하고 활용할 수 있다면 공장단지 짓는 것보다 수십 수백 배의 효과를 낼 수 있어요. 임진강을 중심으로 한 DMZ의 자연환경과 생태계도 세계가 주목하고 있어요. 우리만의 역사성과 정통성을 지키는 것이 가장 경쟁력 있는 일입니다.”
보물 같은 땅에서 찾아내 들려줄 파주 이야기꾼의 다음 이야기가 기대된다.


이향지 리포터 greengreen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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