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진 모습이 반갑다 ''청주외국어고등학교''

학생 중심 운영으로 학교에 변화를 주다

정서교육과 전공 특성 살리기 통해 외고경쟁력 강화 나서 … 지역공동체와 함께 성장하는 중

지역내일 2013-12-22


청주외고 강상무 교장

서울이나 경기도 등 수도권을 비롯해 전국적으로 외국어고등학교와 같은 특수목적고(특목고)는 우수학생들이 몰리는 인기학교다. 그에 비해 청주외국어고등학교는 신입생 모집에서 미달이 될 정도로 청주와 충북의 우수인재들로부터 외면을 받아왔다.
그런 청주외고가 최근 새로운 조짐을 보이고 있다. 그 변화의 중심은 지난해 부임한 강상무 교장이다. 강상무 교장을 만나 청주외고의 달라진 모습을 살펴 보았다.


자격요건 강화 ... 오히려 경쟁률 높아져
충북교육청은 청주외고의 2014학년도 신입생 원서모집 접수결과 평균 1.4: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충북과 세종시의 중학교 3학년을 대상으로 원서접수를 실시한 결과 일반전형 160명 정원에 223명이 지원했다. 지난해는 3개 과가 미달됐으며 일반전형 기준 평균 1.05:1(160명 정원, 168명 지원)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충북교육청은 자기주도학습전형방식으로 자기소개서 등 지원서류와 면접심사 등의 자격요건을 강화했음에도 높은 인기를 나타낸 것을 볼 때 외고 경쟁력 강화 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강상무 교장은 “교사들과 힘을 합쳐 학생들을 위한 활동들을 펼쳐가고 있다. 그런 노력들이 대입결과로도 드러났으며 외부로도 조금씩 알려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외고는 교과과정이 특수해 어학 교과가 전체 교과과정의 40%를 차지한다. 일반계 고등학교에 비해 수학과 탐구 등에서 부족하다. 이런 특성을 살려 비교과 영역에서 대학에 어필할 수 있는 활동들을 펼치고 있다. 예를 들어 우쿨렐레 같은 악기교육, 영어연극, 어학자격증, 과별 특성 살린 수학여행 등 학생들의 정서교육과 전공 교육을 함께 진행했다.”  

강 교장은 청주외고의 수도권 대학진학률은 25%, 수시합격률은 85% 등이다. 이는 학생들의 입학 당시 성적에 비춰볼 때, 상당히 좋은 결과로 평가할 수 있다. 





변화와 소통 위해 교사들 생일 챙기며 마음 다독여
지난해 9월 부임한 강상무 교장은 몇 년 전 충북교육청 중등교육과에서 일하며 외고 살리기에 나섰던 인연이 있다. 신입생이 미달돼도 성적을 유지하면서 우수학생을 유치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교과부에서는 학생정원을 채우도록 권고했다. 학교간 학생수 배분 등 형평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점에서 교과부 권고는 필요한 사항이기도 했다. 

단재연수원장을 거쳐 외고에 오게 된 강 교장은 외고의 변화를 위해 자기 자신부터 변화해야겠다고 느꼈단다.
“변화와 함께 소통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죠. 움츠러든 교사들의 기를 살리고 소통하기 위해 교사들의 생일을 챙겼습니다. 식사도 하고 책도 선물하고. 그러면서 하나씩 학생 중심 프로그램을 진행하기 시작했죠.”

가장 먼저 시작한 것이 영어 연극. 영어과부터 시작된 연극 활동은 발표회를 거치면서 자연스럽게 다른 과에도 퍼졌다.
또 어학자격증에 도전할 수 있도록 교내 보충수업을 시작했다. 러시아어나 독일어 등의 제2외국어는 청주에 학원이 없어 공부를 하려면 서울로 가야한다. 강 교장은 교사들을 설득해 교내에서 보충수업을 시작했다. 

“교사를 중심으로 생각하면 보충수업은 번거롭고 귀찮겠지만 학생을 중심으로 생각하면 서울까지 가게 둬선 안 되죠. 보충을 통해 실력이 높아지면서 학생들의 자신감도 올라갔습니다.”
강 교장은 “학생 중심의 변화가 외고의 변화를 이끈 것 같다”고 전했다.


지역주민들에게 외고 알리는 계기 ''세계문화어울림 한마당''
청주외고의 변화가 중3 학부모와 학생들에게 드러난 것은 지난 8월에 열린 ‘세계문화 어울림 한마당’ 이었다. 청주외고 7개과 학생들이 그동안 배운 언어와 문화를 바탕으로 학부모 학생 지역주민들에게 △사자춤과 부채춤(중국어과) △독일의 어제와 오늘을 소개하는 꽁트(독일어과) △영어연극(영어과) △라틴댄스(스페인어과) △러시아의 세시풍속(러시아어과) △뮤지컬(프랑스어과) △‘요사코이 소란’ 춤 소개(일본어과) 등 공연과 전시를 선보인 것.
이날 행사에 참여한 이수현(일본어과 2) 양은 “요사코이 소란 춤 연습으로 여름의 무더위를 이겼다”며 “무대에서 친구들과 함께 공연해 행복했다”고 말했다.
강상무 교장도 통기타를 메고 무대에 올라 노래솜씨를 선보였다. 강 교장은 “오랜만에 하려니 옛 실력이 나오질 않아 실수도 했지만 분위기를 띄우는 데에는 성공했던 것 같다”며 웃었다.
수능준비에 바쁜 고3들도 축제에 나와 후배들이 준비한 공연을 즐겼다. 학부모의 항의도 있었지만 강 교장은 그 이상의 것을 얻어갈 것이라는 생각으로 설득했다. 학생들은 “후배들이 자랑스럽다”, “학교에 대한 자긍심이 생긴다”며 만족스러워했다.
내년에는 세계문화어울림한마당을 학교 축제와 함께 진행해 준비하는 학생들의 부담을 덜어줄 계획이다.



"지역공동체와 함께 성장하는 학교 만들고파"
정서교육을 바탕으로 전공특성을 살린 활동은 다양한 봉사활동으로 이어졌다. 청주외고 봉사동아리 ‘마중물’은 다문화가정 및 저소득층 가정의 학습멘토링 활동을 펼쳤다. 또 수능을 마친 고3 학생들은 상당산성을 찾은 등산객을 대상으로 자연보호활동 캠페인과 미니콘서트를 함께 열어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강상무 교장은 “평일 수업을 쉬고 토요일에 활동을 진행했다”며 “지역공동체와 함께 성장하는 학교를 만들어가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지역공동체를 위한 봉사에 학교와 교사들도 나서고 있다.
방학에는 학교의 각종 인프라를 활용해 지역의 중학생을 대상으로 외국어캠프를 진행한다. 학생들이 세계문화를 체험하고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활동이다.
또 원어민 교사들이 진행하는 ‘찾아가는 국제이해교실’도 운영한다. 이 프로그램은 원어민 교사들이 청주·청원 지역 희망 중학교를 찾아가 세계 각국의 다양한 문화들을 소개하는 활동이다. 
강상무 교장은 딸만 셋을 둔 딸 부잣집이다. 딸들은 손꼽히는 우수한 대학에 진학하지는 않았지만 자신들이 좋아하는 전공을 찾아 만족스러운 길을 가고 있단다. 강 교장은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는 말처럼 부모의 욕심은 자녀 교육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조언했다.
“자녀를 키울 때 모든 것을 잘하는 베스트 원(best one)보다 세상에 하나뿐인 온리 원(only one)이 되도록 키워야지요.”


김정옥 리포터 jungga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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