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의 미소 미술학원 인천 캠퍼스’ 벽화그리기 봉사활동

붓으로 전한 특별한 이웃사랑

지역내일 2013-09-02 (수정 2013-09-02 오후 12:00:14)


























중고생 아이들에게 있어 ‘방학’은 어떤 의미일까? 사실 요즘 아이들에게 예전 같은 방학의 설렘이나 애틋함을 기대하긴 어렵다. 선행학습이 당연시되는 분위기 탓이다. 실제로 대부분 아이들의 방학생활은 학교의 보충수업이나 학원의 특강으로 채워진다. 여기에 공공기관에서의 의무적인 봉사활동도 한 축을 이룬다. 하지만 올 여름 평생 잊지 못할 특별한 방학을 보낸 아이들이 여기 있다.



















아이들 재능 살린 벽화 그리기 봉사활동
지난 8월 15일 광복절, 특별한 날을 맞이해 ‘천년의 미소 미술학원 인천 캠퍼스’ 소속 20여 명의 아이들이 벽화 그리기 봉사활동을 진행했다. 장소는 경기도 안산 선부동 뗏골에 자리한 고려인 한글 야학 ‘너머’다.
‘너머’는 국내에 체류하는 고려인 동포를 대상으로 다양한 지원사업을 펼치고 있는 순수 시민단체다. 한글 교육을 위한 야학 운영을 비롯해 한국문화체험, 긴급의료지원, 노동상담, 생활법률지원 등을 통해 고려인들이 보다 쉽게 한국에 정착하도록 돕는다.
하지만 대부분의 시민단체들이 그렇듯 뜻을 함께 하는 사람들의 자발적인 후원으로 살림이 꾸려지는 만큼 형편이 넉넉하지 못하다. 현재 야학으로 사용하고 있는 건물 역시 낡고 후미진 느낌이 강하다.
이 소식을 접한 천년의 미소 미술학원 인천 캠퍼스 김수지 원장은 특별한 봉사활동을 기획했다. 아이들의 재능을 살려 재능기부 형식으로 야학 건물 안팎의 벽화 그리기 봉사활동을 추진한 것이다. 이번 봉사활동에 들어간 모든 경비는 학원 측에서 부담했다.



















“고려인이 누구에요?”
야학이 자리하고 있는 안산 선부동 뗏골 마을은 고려인이 모여 사는 밀집촌이다. 이에 벽화 그리기 봉사활동을 시작하기에 앞서 너머의 운영을 맡고 있는 김승력 국장의 역사 강의가 진행됐다.
“벽화 그리기 봉사가 의미가 있으려면 우선 고려인에 대해 아이들이 알아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명목적인 봉사활동이 아닌 동시대를 함께 사는 이웃으로서 다가가야 하니까요. 고려인들의 아픈 역사를 알고 공감하는 게 중요하죠. 그래야 그 공간을 더욱 의미 있게 벽화로 꾸밀 수도 있고요.” 김수지 원장의 설명이다.
실제로 이날 벽화 그리기 봉사활동에 참여한 황혜림(연수여고 2학년) 양은 “봉사활동을 하러 가기 전에는 고려인이라는 존재 자체에 대해 전혀 몰랐다”며 강의를 통해 “강제적으로 러시아로 이주해야 했던 고려인들의 아픈 역사와 그곳에서 소수민족으로서 받은 차별과 불이익을 알게 되면서 마음이 아팠다”고 말한다. 또 “현재 다시 한국으로 돌아왔지만 이곳에서도 이방인처럼 지내고 있는 고려인들의 상황을 들으면서 이번 벽화 그리기 봉사활동이 작은 도움이라도 됐으면 하는 바람이 생겼다”고 덧붙였다.  


















한 뼘 더 자란 아이들
이날 벽화 그리기 작업은 크게 세 곳으로 나눠 진행됐다. 야학으로 사용하고 있는 건물 외벽과 지하에 자리한 실내 공간, 그리고 맞은편에 있는 고려인들이 함께 사용하는 식당 건물 등에서 작업이 이뤄졌다.
특히, 이번 벽화 그리기 봉사활동은 어떤 작품을 그릴지 기획하고 구상하는 단계부터 스케치, 채색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을 지도교사와 아이들이 함께 작업했다.
지하에 자리한 야학교실의 벽화 그리기 작업을 맡았던 혜림 양은 “국적과 인종을 초월해 우리 모두 하나라는 의미를 담으려고 했다”며 “다문화사회에 대한 폭넓은 이해와 공동체 의식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뜨거운 땡볕 아래 야외에서 작업한 지윤호(대건고 1학년) 군은 특히 고생이 심했다.
“힘들긴 했어요. 너무 덥기도 하고 같은 자세로 오랜 동안 작업하다 보니 어깨도 아프고요. 그런데도 좋았어요. 야학 공간에 대해 새롭게 알게 되고 그 의미를 벽화에 담아 이미지 작업을 했거든요. 또 여럿이서 함께 작업하다 보니 공동작업의 재미도 알게 됐고요. 잘 모르던 형들이라 처음엔 어색했었는데 함께 작업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이야기가 통하더라고요. ‘이건 이렇게 하는 게 좋겠다’는 조언도 듣고요. 이번 기회를 통해 서로 생각과 속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서 참 좋았어요.”
물론 아쉬움도 있다.
“조금만 더 시간이 있었더라면 더 잘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죠. 야외작업이라 어두워지기 전에 마쳐야 하니까 촉박하고 마음이 급했거든요. 그래도 작업을 마치고 나니 정말 뿌듯했어요.”
혜림 양 역시 “방학 때마다 보충수업만 하면서 보냈었는데 이번 방학에는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어서 의미 있었다”며 “내가 가진 작은 능력이 아픈 역사를 가진 고려인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게 기쁘다”고 밝혔다.
또한 “그 동안 입시미술을 준비하느라 같은 학원에 다녀도 서로 바빠 친해질 기회가 없었는데 이번 벽화 공동 작업을 하면서 서로를 더 잘 이해하게 되고 함께 머리를 맞대고 의논도 하고 조율하다 보니 혼자 할 때보다 더 결과적으로 더 좋은 작품이 나온 것 같아 뿌듯하다”고 덧붙였다.
김 원장은 이번 봉사활동을 마친 후 학부모님들께 감사의 인사를 많이 받았다고 한다.
“틀에 박힌 봉사활동이 아니니까 아이들이 느낀 점이 많았나 봐요. 집에 가서 고려인이나 벽화 그리기에 대해 이야기를 많이 했나 봐요. 모두 이번 기회를 통해 아이들이 한 뼘 더 자란 것 같다고 하시더군요.”


















천년의미소미술학원 032)821-5688
장경선 리포터 sunny082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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