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하는 교육의 중심-①우암초등학교

폐교의 위기에서 3년 새 전교생이 2배가 된 비결을 묻다

지역내일 2013-05-26

오늘날 우리 교육에서 사교육을 빼놓고 얘기하기란 힘들다. 엄마는 영어며 수학이며 우리 아이를 무슨 학원에 보내야 할까 하는 게 고민이다. 이런 고민은 지금의 학교교육이 더 이상 학생들과 부모의 변화된 요구를 수용해 주지 못하기 때문에 생긴 것이다. 하지만 만약 공교육이 건실하고 변화를 수용하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가지고 추진해 나간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제대로 된 방향과 비전을 갖고  더 알차고 다양한 프로그램과 활동을 펼친다면 학교교육에 대한 신뢰가 생길 뿐만 아니라 우리가 바라는 참다운 교육이 이루어지리라 생각한다. 그럼 이런 발전적인 비전을 제시하는 학교교육은 없을까 찾던 끝에 창원시 교육지원청 초등 중등 업무를 담당하는 관계자의 추천과 조언을 구해 비전을 갖고 있는 학교를 찾아가 보기로 했다. 우리 지역 창원시의 우수학교를 통해 앞으로 변화해 나갈 교육의 방향과 비전의 열쇠를 찾아 보고자 한다.



글 싣는 순서
① 꿈과 설렘을 가꾸는 학교-우암초등학교
② 교장실이 아이들의 놀이터-반송초등학교
③ 글로벌 여성 인재의 배움터-동진여자중학교
④ W·I·S·E·M·A·M이 되자-웅남중학교
⑤ 바른 미래 인재 양성-대암고등학교
⑥ 학교탐방이 남기는 메시지



아카시아 향기가 퍼지는 5월의 어느 날, 정갈하게 잘 정돈된 모습이 인상적인 우암초등학교를 찾았다. 입구에서 반갑게 맞아주는 박근제 교장은 2010년 공모 교장으로 온 지 올해로 4년이 되었고 부임 당시 전교생이 49명이었지만 지금은 91명으로 늘었다. 폐교대상이 60명 이하이니 폐교대상의 위기에 놓여 있었던 학교를 교장 선생님과 교사들과 동창회에서 힘을 모아 다시 살려낸 것이다. 이제는 학교의 프로그램을 보고 전국 각지에 있는 학생들이 전학을 오고 또 전학을 오고 싶어하는 문의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박 교장이 학교에 부임해서 제일 먼저 학생들에게 던진 질문은 “꿈이 무엇이냐”하는 것이었다. 그이 질문에 명쾌하게 대답하는 학생이 없었다고 한다. 지금은 전교생 모두가 자신의 꿈을 갖고 있으며 그 꿈은 전교생의 사진과 함께 교장실에 크게 걸려 있다. 이제는 꿈만 갖기 보다는 그 꿈의 가치에 대해서도 함께 생각해 보게 하고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진로교육
꿈과 설렘을 가꾸는 즐거운 학교를 만들기 위해 우암초가 추진한 내용을 살펴보자.
먼저 우암초가 내세우는 가장 중요한 프로그램은 바로 진로교육이다. 학교 주변 열악한 환경으로 인해 한정되어 있는 학생들의 꿈을 키우기 위해 먼저 자기를 이해하도록 하고 나아가 직업체험을 해 보도록 하는 ‘꿈키움’ 진로교육을 운영하고 있다.
홀랜드 진로발달검사 등 다양한 검사를 실시해 전문 상담사와 함께 진로 집단상담을 진행한다. 다양한 진로체험행사를 열어 학년별로 꿈 그리기, 명함 만들기, 꿈 자랑 하기 등 프로그램운 운영하기도 한다. 커리어넷을 활용한 직업 면담 인터뷰도 인기가 높다.
학생들은 자신의 꿈의 변화와 성장을 학년별 특성에 맞춘 진로기록장에 작성해 진로포트폴리오(1인 1진로바인더)로 제작한다. 스스로 꿈을 가시화하고 설계해 나가도록 하는 것이다. 또한 전교생의 꿈이 담긴 꿈 신문을 발간해 자신의 꿈을 신문에 공언함으로써 실천으로 이어가게 하고 있다. 이런 진로교육은 홍보와 컨설팅으로 이어져 인천, 부산, 밀양 등 많은 학교가 이 사례를 배워 가고 있다.


사고의 틀은 깬 오전 방과 후 수업
학생을 위한 많은 고민을 했음을 방과 후 수업에서도 엿볼 수 있다. 우암초는 방과 후 수업을 오전에 하고 있다. 대다수 학교가 방과 후 수업을 오후에 하다 보니 유능한 강사를 초빙하는 것이 어렵게 되자 이를 오전 방과 후 수업으로 해결한 것이다. 사고의 틀을 깨는 대목이다. 그래서 학생들은 오전에 악기, 미술, 합창 등을 하며 그 시간에 교사들은 자체 연수(외부 강사 연수)를 한다. 이 방과 후 수업은 물론이고 학교의 모든 프로그램은 학생에게 무상으로 제공되고 있다. 특히 합창은 전교생이 참여하는 활동으로 작년에는 전교생이 모두 합창대회에 나가기도 하였다. 전교생이 참여하는 합창단이다 보니 노래를 잘하는 학생만이 있는 것이 아니라 집중이 어려운 아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모두가 큰 대회에 나가는 경험과 기회를 주고자 전교생을 참가하게 할 정도로 학생들을 먼저 생각하는 학교의 교육철학이 투철했다. 올해는 인원이 많아져 1,2,3 학년과 4,5,6,학년으로 합창반을 두 반으로 나누어 하고 있었는데 살짝 엿본 교실 안에는 교사의 지시에 따라 열심히 부르는 학생들의 열기로 후끈 뜨거웠다.


체계적인 돌봄 교실과 다양한 계절학교 프로그램
맞벌이 가정 자녀를 위해서 아침 7시30분부터 학교 일과를 시작해 저녁 8시까지 집과 동일한 환경을 갖춘 ‘돌봄 서비스(Teaching & Care)’를 제공하는 것도 매력적이다. 숙제 지도는 물론 저녁까지 제공되는 ‘돌봄 교실’에는 교과부의 스마트 재단과 경남교육청의 지원 아래 농어촌 지역 격차 해소 방안으로 교과 학습의 심화 보충 수업(영어,수학,국어)을 교사의 관리 하에 무상으로 제공된 갤럭시 노트로 개별 학습을 하고 있다. 온라인 출결 평가 피드백을 통해 학원에 가지 않아도 되는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오감과 감성을 키우는 계절학교에서는 계절별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봄에는 모내기 체험, 녹색 환경캠프 등을 실시하고 여름에는 바다 수영 및 바다 래프팅 체험, 어촌마을 탐방 및 홈스테이를 진행한다. 가을에는 봄에 심은 벼베기, 감따기 체험, 잡월드 직업 체험, 영어 마을 체험 등과 겨울에는 텃밭에서 기른 배추로 전교생 김장 담그기 체험과 스키 캠프 등의 다양한 현장체험을 할 수 있게 짜여져 있다.
창의 인성 모델학교로도 지정되어 대학생 멘토와의 창의 인성 프로그램을 준비하여 연세 대학생(26명)과의 영어 캠프, 홍익대 미대생(26명)과의 미술 캠프도 운영하고 있다.


인상적인 교사들의 열정
또한 우암초에서 인상적인 것은 교사들의 강한 열정이었다. 오전 방과 후 수업으로 인해 정규 수업이 4시 40분에 마친 후에도 학생들의 다양한 체험 활동을 위해 전 교사들이 회의와 회의를 거듭하며 아이디어를 짜 내고 있다. 매주 화요일 오전에는 자체 연수, 오후에는 외부 강사 연수를 5시부터 7시까지 한다. 소규모 학급의 장점을 살려 학생 한명 한명 포트폴리오와 서술형 평가와 첨삭지도를 꼼꼼히 하고 있을 뿐 아니라 토요프로그램을 운영하여 주말에도 기꺼이 학생들에게 헌신하고 있다.
“죽어가는 학교를 살리는데 힘들지 않고서 어떻게 살릴 수 있느냐? 교사의 진정한 노력이 있어야 학부모가 감동을 한다”는 정민화 연구부장의 말이 가슴에 와 닿았다.
박강식 교무부장은 “작년에는 총 20회가 넘는 체험활동을 통해 진로의식을 길렀고, 여기에 살고 있지 않으면서도 우리 학교의 프로그램을 보고 이사를 오시는 학부모까지 있어 자부심을 느낀다”며 “좋은 교육내용은 부각이 되어 다른 학교에서도 배워가고 벤치마킹해 나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연구하는 교사 동아리 두드림(DO DREAM)을 비롯해 창의인성교과 연구회, 수업기술 연수 및 컨설팅 장학 등 다양한 방법으로 전문성 신장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희정 리포터 lhjbbgod@naver.com



Mini Interview-우암초 박근제 교장
“꿈과 재능 찾아주는 게 교육”
“학교의 주인은 학생입니다. 천연잔디 운동장에 앉아서 노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는 것이 제일 행복합니다.”
우암초등학교 박근제 교장은 학생들에게 꿈을 심어주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해 스스로 공부하게 만들겠다는 확고한 교육철학을 가지고 있다.
그는 항상 학생들에게 “꿈이 무엇이냐? 학교 오는 게 즐거우냐? 공부 시간이 재미있느냐?”라는 세 가지 질문을 통해 꿈을 이뤄 나가는 토대를 마련해 주고 있다.
“교사들도 아이들도 학교에 올 때 설레는 마음으로 오길 바란다”는 교장 선생님은 장래희망이 바뀌었다며 찾아온 학생들의 꿈에 대해서도 진지하게 묻고 답해준다.
“학생들은 제각기 하고 싶어 하는 것과 잘 하는 것이 있어요. 교육이란 잘하는 것을 찾아서 하고 싶어 하도록 만들어 주는 것이지요. 그래서 무엇보다 진로교육이 중요합니다.”
박 교장이 무엇보다 진로교육에 집중하고 강화하는 이유다.
그는 창의 인성 교육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진정한 학력이라는 말은 비단 좁은 의미의 학력 뿐만 아니라 창의력과 문제해결력 나아가 인성까지 모두 포함하고 있습니다. 지금의 학력관이 바뀌어야 합니다.”
우암초가 해결해야 할 과제도 있다. 그는 아직 체육관이 없어 비오는 날 아이들이 뛰어 놀 수 있는 곳이 없어 무척 안타까워 했다. 상부기관의 재정적 지원이 필요한 부분이다.
“텃밭에서 기른 밀로 밀서리(밀을 직접 불에 구워 먹는 것)를 한 후 아이들의 새까맣게 된 손과 입을 보는 게 얼마나 즐거운지 모릅니다.”
그는 오늘도 지나가는 학생들에게 먼저 ‘사랑합니다’ 인사를 나누고 ‘감사합니다’ 인사를 받는다.


이희정 리포터 lhjbbgod@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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