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훈한 미담의 주인공, 중산고 3학년 김재현 학생

지역내일 2016-06-30

김재현(중산고 3) 학생은 지난 6월 14일, 평소처럼 매주 화요일 방과 후 봉사활동을 하고 돌아오는 길이었다.
그때 어르신이 타고 있던 전동 휠체어가 찻길 앞에서 전복돼 사고가 난 것을 목격한 것. 함께 있던 신정섭(중산고 졸업생) 학생과 함께 119에 신고하고,
구급차가 온 뒤에도 뒷수습까지 마다하지 않던 훈훈한 미담의 두 주인공 중 김재현 학생을 만나봤다.
피옥희 리포터 piokhee@naver.com 

중산고


중산고 교장실로 날아온 한 통의 편지
선행 베푼 학생에게 고마움 전해

“훌륭하신 교장 선생님! 저는 복이 참 많은 사람입니다. 희귀병을 앓던 두 아들을 모두 보내고 가슴에 묻은 채 부부 단 둘이서만 의지하며 살아오던 중, 불의의 사고로 남편은 실어증에 반신불수가 되어 살아온 지 9년의 세월이 지났습니다. 정부 보조로 전동휠체어를 갖게 되었는데 남편이 집 밖 찻길에 나갔다가 사고가 났던 것을 고맙게도 두 명의 학생이 119에 신고해주고 우리집까지 전동휠체어를 갖다놓고 가며 ‘혹여 무슨 일 있으면 도와드릴 테니 연락해주세요’라고 위로하고 갔는데요. ‘어르신 별 탈 없으면 좋겠습니다’라는 문자도 보내왔는데 경황이 없어 며칠 뒤에 보았습니다. 정말 눈물 나게 고마웠습니다. 얼굴은 그날 보았어도 이름도 몰라요. 다만 중산고등학교 학생이라는 것만 압니다. 두 학생에게 마음을 전하고자 하오니 교내 귀감을 공유해주시면 더없는 기쁨이 되겠습니다.”
교장실로 날아온 한 통의 편지는 김광문 교장을 비롯한 교사들과 중산고 학생들의 마음을 훈훈하게 만들었다. 갈수록 각박해지는 세상이라지만 김재현, 신정섭 학생이 보여준 행동은 우리 사회의 밝은 이면을 엿보기에 충분했다. 

김재현

김재현 학생에게 당시 상황에 대해 물으니, 뜻밖의 대답이 돌아왔다.
“고1 때 과천까지 자전거를 타고 달리다가 사고가 났습니다. 머리를 심하게 다쳐서 두 달 동안 병원에 입원해 있었죠. 그때 저는 다시 태어났습니다. 부모님뿐 아니라 저를 병간호 하고 도움을 주신 병원 관계자분들을 보면서 저 역시 받은 만큼 베풀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매주 화요일 강남종합사회복지관에서 어르신들께 밑반찬을 전해드리는 봉사활동을 하게 된 것도 그 때문이죠. 사고가 난 그날도 방과 후 봉사활동을 다녀오던 길이었습니다. 그저 제가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인데 일이 이렇게 커져서 몸 둘 바를 모르겠네요. 그래도 어르신이 괜찮으시다니 다행입니다.”
편지가 없었다면 아무도 알지 못했을 미담이지만, 사고가 났던 어르신의 가족이 편지를 학교로 보내오면서 모두에게 본보기가 되는 사례로 남게 됐다. 

친구들


아픈 만큼 성숙해진다? 봉사의 삶 시작 
교사, 간호사, 사회복지사 꿈 키워나가
 
김재현 학생은 초등학생 때부터 교대 진학을 목표로 선생님을 꿈꿔 왔다. 하지만 자전거 사고 이후 교사의 꿈에서 간호사, 사회복지사의 꿈도 함께 키워나가고 있다. 
“자전거 사고가 났을 때 중간고사를 코앞에 두고 있을 때라 시험을 보지 못했습니다. 당연히 내신 성적에 타격을 받았지만 교사가 되어 누군가에게 꿈을 심어주고 끌어주어야겠다는 생각은 지금도 변함없이 갖고 있습니다. 어느새 고3이 되었지만 저에겐 꿈이 두 개 더 있습니다. 머리를 다쳐 병원에 있을 때 간호사라는 직업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었고, 이후 지금까지 매주 밑반찬 봉사활동을 하면서 소외된 이웃을 위해 봉사의 삶을 사는 사회복지사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여느 고3이라면 1학기가 거의 끝나가는 시점이니 희망 진로, 희망 학과를 정해두고 전략적인 스펙을 쌓기 바쁘겠지만, 그는 자전거 사고를 극복해나가는 과정에서 깨달았던 조금 더 폭넓은 의미의 나눔과 베풂을 실천하기 위해 꿈이라는 캔버스 위에 다양한 밑그림을 그려나가고 있다. 
“자전거 사고 이후 학교생활의 소중함과 가족, 선생님, 그리고 친구들이 얼마나 소중한지 다시 한 번 깨닫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물론 저는 부족한 점이 많습니다. 하지만 어려운 이웃을 위해, 또한 소중한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 더 열심히 제 꿈을 키워나가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직접 편지를 보내주셨던 어르신 내외분께 오히려 제가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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